I. 영혼을 하나로 묶어준 운명 같은 우정
안생과 칠월의 만남은 중국의 작은 도시의 한 중학교 교련시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영화에서 칠월과 안생 두 사람의 삶은 매우 대조적으로 그려집니다. 안생은 아버지가 일찍 돌어가시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고 칠원은 중산층 가정에서 넉넉한 생활을 하며 두 사람의 인생은 시작부터 매우 달라 보입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을 때 칠월은 명문고에 들어갔고 안생은 미용을 배우는 직업학교로 진학합니다.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던 그들의 우정은 계속 유지되는 듯했었습니다. 칠월은 같은 학교의 소가명이라는 남학생을 짝사랑하게 됩니다. 세 사람은 자주 만나게 되었고 어느 날 등산을 가며 소가명과 안생은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친구를 위해 안생은 바에서 일하던 남자와 함께 북경으로 떠나게 됩니다. 안생이 떠나던 날 칠월에게 네가 가지 말라고 하면 남을게라고 하지만 칠월은 소가명과 안생의 사이를 눈치채게 되어 차마 잡지 못하고 안생을 떠나보냅니다. 북경에서 안생은 잘 지내는 듯했지만 같이 떠난 남자의 바람으로 그와 헤어집니다.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던 안생은 칠월에게 엽서를 통해 매번 안부를 묻고 칠월의 남자친구 가명의 안부도 잊지 않습니다. 결국 이 안부가 칠월에게는 깊은 오해를 하게끔 만듭니다. 칠월은 명문대를 졸업한 후 은행에 취직하여 안정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안생이 자유로운 삶을 살다가 고향에 돌아와서 칠월을 만나지만 안생이 가지고 있는 가명의 목걸이에 대한 깊은 오해로 인해 심한 말다툼을 하고 헤어지고 연락도 끊기게 됩니다. 그 이후 안생은 우연히 가명을 만나게 되고 자신은 곧 남자친구와 결혼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안생의 남자친구가 교통사고로 죽는 장면을 보게 되고 가명은 집도 없는 안생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합니다. 남자친구 가명의 집에 안생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칠월은 나 말고 누가 너와 친구를 해줬겠냐며 안생에게 깊은 상처를 줍니다. 안생은 떠나고 칠월과 가명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합니다. 하지만 가명이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영화 '소울메이트'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통해 우정, 열망,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배경으로 엄청나게 대조적인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삶을 가슴 아프게 묘사합니다.
2. 소울메이트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감정의 복잡성
영화 '소울메이트'에서 안생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성격이 크게 변화하는 다면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처음에 활기차고 반항적인 성격을 가진 안생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면서 중대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안생은 겉으로는 씩씩하고 용감한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남자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에서 불운한 가정환경으로부터 오는 불안정함과 정서적 취약성이 보입니다. 안생의 인생은 영화가 진행되며 그녀가 겪게 되는 고난, 상실, 관계의 복잡성을 극복해 나가며 점차 내면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영화는 안생이 칠월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 가명과의 관계에서 오는 내적인 혼란, 여러 남지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고난을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소울메이트'에서 안생의 캐릭터는 삶, 관계, 사회적 압력의 복잡성을 탐색하는 젊은 여성의 강렬한 묘사입니다. 활기찬 반항아에서 더 내성적이고 회복력 있는 개인으로의 변화하는 모습은 그녀의 성격의 미묘한 묘사를 강조하고, 그녀를 영화의 서술에서 인간관계와 자아 발견의 탐구의 중심인물로 만듭니다. 이야기 전반에 걸친 그녀의 변화는 사랑과 상실, 자기 발견을 항해하는 인간 정신의 회복력을 보여줍니다.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안생은 크루즈를 타고 일한다거나 바에서 춤을 추는 직업을 갖는 등 모험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녀 역시 안정적인 삶을 위해 학교에 다니고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남자친구를 찾아 결혼을 꿈 꿉니다. 반항적이고 시대를 거스르는 소녀 안생은 나이가 들어감으로써 현실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와는 반대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안정된 은행원의 삶을 살던 칠월은 안생이 그랬던 것처럼 떠돌이 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 이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것 같으면서도 서로가 닮아있다는 것을 관객들은 알 수 있습니다. '소울메이트'에서는 전통적인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소울메이트'는 우정과 사랑 사이의 미묘한 복잡성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주변의 인간관계 또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로 여전히 인생영화로 손꼽는 이들이 많은 명작입니다.
3. 중국 소울메이트와 한국의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판권을 한국에서 사들여 2003년에 '소울메이트'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이 두 영화는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같지만 한국판과 중국판의 등장인물의 연기과 배경으로 인해 색다르게 연출됩니다. 그러므로 두 영화를 비교하여 관람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의 안생 역할을 김다미가 미소라는 이름으로 연기하였고 속 깊은 친구의 칠월 역할은 전소니가 하은이라는 이름으로 연기했습니다. 원작에서는 안생과 칠월이 사는 곳은 중국의 작은 도시인 반면에 한국의 영화는 제주도가 배경입니다. 그래서 미소가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갈 때 하은은 고소공포증으로 비행기를 타지 못해 고향에 남게 되는 설정이라는 것이 중국판과는 다른 설정입니다. 또한 가명과 칠월의 결혼식에서 칠월이 가명을 결혼식장에 오지 못하게 하여 파혼하게 되지만 한국판에서는 하은이 직접 결혼식장에서 결혼을 파투 냅니다. 이러한 점은 한국 영화의 하은이 남의 시선을 극복하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더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중국판에서는 칠월의 딸이 엄마의 엽서 박스에서 가명의 명함을 보고 전화를 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립니다. 그러나 한국판에서는 하은이 있던 화랑의 큐레이터가 남자친구에게 미소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어 다시 만나게 되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각자 다른 배경 속에서 이야기 전개 역시 조금씩 변화를 주었지만 두 소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스스로 변화시키고 내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