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산, 그 사람, 그 개', 산속 우편배달부가 개와 함께 전하는 반가운 소식
1999년 후젠기 감독의 '그 산, 그 사람, 그 개(Postmen In the Mountain)'는 개와 함께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산속우편배달부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에는 중국 후난성을 배경으로 늙은 집배원 노루오와 그의 아들, 그리고 개 노이가 함께 등장합니다. 한평생 아버지가 했던 우편 배달일을 이제는 아들이 물려받으려 합니다. 아버지에게는 아버지와 함께 우편배달일을 동행했던 늙은 개 노이가 있습니다. 아들이 우편가방을 짊어지고 배달일을 가지만 개는 아들을 따라가지 않으려 합니다. 그 모습이 걱정이 된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아들을 따라나섭니다. 아버지는 다리가 아파 어쩔 수 없이 우편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다녀 길을 잘 알고 있던 노이가 길을 앞장섭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들었던 우편 가방을 짊어진 아들의 뒷모습을 보니 이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들은 걸을수록 점점 가방이 무거웠지만 지친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기는 싫었습니다. 장성한 아들은 아버지에게 어린 아들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였는지 힘든 기색을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배달일이 바빠 집에 자주 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들은 아버지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색했습니다. 길을 걷는 도중, 아버지가 갑자기 보이지 않자 아버지를 찾으러 가방을 길가에 두고 찾아 나섭니다. 아버지는 곧 찾아냈지만 아들의 등에 가방이 없는 것을 보고 아버지는 크게 화를 냅니다. 아버지는 아직도 아들이 완전히 신뢰하지는 못합니다. 두 사람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아들은 자신들이 배달하는 편지를 매우 기뻐하며 반겨줄 거라 생각했지만 아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들을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마을의 어른과의 대호를 통해 아버지도 공무원이었지만 간부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실 아들은 우편배달을 하며 이후에는 간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지만 아들은 간부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편지를 전하고 부자는 다시 길을 나서려 합니다. 그때, 문 밖에 많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이 아들을 환영하러 나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마을 사람들은 아버지의 마지막 우편 배달일을 지켜보며 배웅하러 온 것입니다. 이처럼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던 아버지의 일이 자랑스러워집니다.
2.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아버지의 소명을 이제는 아들이 대신 이으려 합니다
부자는 다시 산길을 걷기 시작하고 어머니가 젊었을 때 살았던 마을에 가까워집니다. 아버지는 한 농가에 도착합니다. 그곳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편지 봉투 안에는 약간의 돈과 편지가 들어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눈이 보이지 않는 노인을 대신해 편지를 읽기 시작합니다. 할머니의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내용의 편지였습니다. 그러나 그 편지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백지였습니다. 아버지는 소식이 끊긴 할머니의 손자를 대신해 수년째 편지를 쓰고 용돈을 건네준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아버지가 성정이 얼마나 바르고 훌륭한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편지의 나머지 부분을 읽으라고 시키고 아들 역시 백지 편지를 읽기 시작합니다. 아들 역시 아버지를 닮아 할머니의 외로움 마음을 깊게 공감해 드립니다. 관객들은 이 장면을 통해 아들이 아버지의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은 다시 길을 떠나고 다음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마을에는 마침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잔치에 초대되어 저녁을 먹고 아들은 젊은 처녀와 춤을 춥니다. 아들을 바라보다 아버지는 자신의 젊은 시절이 떠오릅니다. 우편배달일이 바빠 아들과 아내를 자주 보지 못했지만 항상 마을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가족의 모습이 눈앞에 스쳐 지나갑니다. 다음날 아침 다시 길을 떠나는 부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편 배달일에 관해 여러 가지 노하우를 가르쳐 춥니다. 두 사람은 강에 도착합니다. 강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머리에 짊어진 우편가방은 무거웠습니다. 가방을 강 건너로 옮긴 아들은 이번에는 아버지를 업고 강을 건넙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등에 업혀 어린 아들을 업고 장에 다니던 일이 생각났고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아들이 태어나던 날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고 아버지는 너무 기뻐 밥 먹을 돈으로 동료들에게 술을 샀다고 합니다. 아들은 이 대화를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아버지 이제 가요'라고 하며 아들은 일어섭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아버지라고 불러주는 아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어릴 적 자주 보지 못해 어색했던 아버지를 아들은 평소에 아버지라고 잘 부르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이때,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가 한층 더 가까워졌음을 느꼈습니다. 어릴적 아들은 자주 집을 비우는 아버지를 미워했습니다. 홀로 농사를 짓는 어머니가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우편 배달일을 해보니 아버지도 어머니만큼 너무나 고생스러운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편지를 전하는 일에 매우 큰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 편지는 기쁨이고 반가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배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에 곯아떨어진 아들을 보며 어머니는 아들이 힘들까 봐 걱정스러워합니다. 그러나 잠에서 깬 아들은 어머니의 걱정에도 바로 우편가방을 짊어지고 길을 떠납니다. 아버지는 사람을 이어주는 자신의 소명을 아들이 대신 이어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가 한평생 걸었던 길을 묵묵히 걷기 시작합니다.
3. 세대의 지혜와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이야기
외진 마을들에 우편물을 전달하는 이야기는 숨 막히는 멋진 풍경을 넘어 가족 유대의 본질, 전통을 보여줍니다. 산악지대의 우체부 이야기는 세대의 지혜와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텐루준에 의해 우아하게 그려진 노루오는 아들 첸(류예 역)에게 귀중한 삶의 교훈을 주며 한평생의 경험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험난한 호남 지형을 지나는 이들의 여행 속에서 마을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두 사람 역시 마음 깊은 곳 응어리가 풀어지게 됩니다. 그들은 입 밖으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외치고 있지 않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삶의 고단함을 인정하고 아버지는 아들이 잘 해낼 거라고 믿는 신념을 보여줌으로써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을 연기한 연기자들의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관객들에게 더욱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 산, 그 사람, 그 개'의 감독은 후난성의 원시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포착했으며 험준하면서도 매혹적인 산골 풍경을 묘사한 촬영법은 많은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았습니다. 비평가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가족 관계의 보편성과 전통적 가치의 공명을 강조하고 영화의 보편적 주제를 찬양했습니다. 그 심플함은 비콘이 되어 언어적, 문화적 장벽을 넘어 다양한 관객의 마음을 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감동적인 연기와 함께 '그 산, 그 사람, 그 개' 영화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라지지 않는 흔적을 계속 남기는 시대를 초월한 영화적 보물로 자리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