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귀주이야기, 시골의 순박한 여인이 북경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귀주는 남편을 수레에 싣고 병원에 데려가는 중입니다. 마을 이장이 남편을 발로 차 다치게 되어 남편을 병원에 데리고 간 것입니다. 병원에서 돌아온 귀주는 아픈 남편을 대신해 마을 이장을 만나러 갑니다. 남편 진단서를 이장에게 건네지만 이장은 사과의 말 한마디 없습니다. 귀주는 억울한 마음에 시누인 메이자와 함께 공안을 만나러 갑니다. 공안은 싸운 이유를 물어봅니다. 오빠가 아들이 없는 이장을 놀렸고 이장은 화가 나서 남편을 걷어찬 것입니다. 공안은 마을로 와 이장과 남편을 화해시키려 합니다. 남편의 약값과 일하지 못한 일당까지 합쳐 200위안을 이장에게 지불하라고 하며 두 사람을 중재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귀주는 돈은 원하지 않고 이장에게 사과를 받길 원합니다. 공안은 이장이 돈을 주면 그게 이장이 잘못을 시인하는 뜻이라고 그녀를 설득합니다. 그 말에 귀주는 이장을 만나러 갑니다. 그러나 이장은 200위안을 귀주에게 던져버립니다. 이후 귀주는 수레에 고추를 담아 시누이와 함께 시내로 나갑니다. 귀주는 고추를 팔아 돈을 마련하여 진정서를 작성합니다. 돈을 주고 작성한 진정서를 이번에는 지방 공안에게 접수합니다. 리 공안과 이장이 친한 사이라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진정서에는 이장을 살인기도죄로 처벌하길 원한다는 내용이 써져 있습니다. 결국 지방공안이 판결하길 이장은 피해자에게 의료비와 보상비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리공안은 귀주에게 이장이 선물을 사서 전해달라고 했다며 귀주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다음날 귀주의 시아버지가 리공안을 찾아가서 이장이 샀다고 했던 선물을 다시 돌려줍니다. 알고 보니 이장이 산 선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장의 사과를 받지 못한 귀주는 이번에는 시누 메이자랑 북경으로 향합니다. 더 큰 시내에 가서 이장의 죄를 고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귀주와 시누는 북경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그때 인력거 남자가 나타나 30위안에 공안부로 데려다주겠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5위안도 안 되는 거리를 30위안을 받은 것입니다. 귀주와 메이자는 시골사람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옷을 삽니다. 그러나 더욱 우스꽝스럽게 보일 뿐입니다. 귀주는 묵을 곳을 찾아 한 여관으로 갑니다. 여관 주인은 귀주의 사연을 듣고 시 공안국 국장을 소개해줍니다. 귀주는 국장을 만나 사건을 설명하고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남편은 이기던 지던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귀주는 꼭 이장의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 이장은 귀주의 남편을 만나 돈을 건네주면서 이제 마무리를 하고 싶어 합니다. 남편은 돈을 받았지만 귀주는 용납할 수 없는지 돈을 이장에게 다시 던져버립니다. 귀주는 지난번 북경에서 산 옷을 입고 또다시 북경으로 향합니다. 공안국 앞에서 지난번에 만났던 국장을 다시 만납니다. 국장은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판을 하라고 권하고 변호사를 소개해 줍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재판은 지고 맙니다. 하지만 귀주는 인정할 수 없다면 항소를 합니다. 귀주의 항소로 인해 중국 인민 대법원에서 조사를 하러 나왔습니다. 어느덧 귀주의 출산일이 다가왔습니다. 귀주가 출산을 하며 피를 많이 흘리며 위험해지다 이장은 사람을 모아 병원으로 귀주를 데려갑니다. 귀주는 이장의 도움으로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합니다. 시간이 흘러 귀주의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되어 아이를 위한 잔치를 하기로 합니다. 귀주가 아이를 데리고 이장을 만나 잔치에 초대를 합니다. 이장은 귀주의 진심 어린 초대를 받아들입니다. 마침 이 날 리공안도 찾아와 항소의 결과를 알려줍니다. 이장은 폭행죄로 15일을 구금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공안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 허겁지겁 달려가보니 이장은 이미 공안에게 잡혀가 버렸습니다. 귀주는 이러한 결과를 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이장의 진실된 사과를 받고 싶었을 뿐입니다.
2. 귀주이야기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여성을 연기한 공리
장예모 감독의 영화 귀주이야기의 주인공인 귀주는 강인함과 결의, 그리고 흔들림 없는 인내심을 가진 여성으로 묘사됩니다. 공리가 연기하는 귀주의 인물상은 관료적 무관심과 사회 규범에 직면하여 그녀가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정의를 구현하는 인물입니다. 귀주는 남편이 다친일로 이장의 사과를 받고자 하지만 공안의 미지근한 태도와 이장의 적반하장의 모습에 더욱더 단호하게 정의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거듭된 좌절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한 몸으로 북경까지 가 재판을 하는 모습은 미련하고 답답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이처럼 귀주가 애를 쓰는 모습에 안타까움도 느껴집니다. 그러나 귀주는 단호하고 의자가 강한 여성입니다. 순박한 시골 여성인 귀주는 법 제도의 복잡성에 대해 어리둥절 했지만 여러 번의 힘든 여정은 귀주를 보다 민첩하고 의연한 인간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녀의 결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서서히 성숙해 갑니다. 게다가 귀주의 행동에는 이장에 대한 악의가 없습니다. 복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순수하게 사과를 받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녀는 비인간적이고 냉담한 시스템과의 일반인의 투쟁을 대표하고 있으며 부정의와 싸우는 모든 남성의 상징적인 모습이 되고 있습니다. 공리의 귀주 연기는 깊이와 진정성을 가지고 있어 관객들에게 귀주가 매우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그녀의 연기는 정의에 대한 단순하지만 강력한 신념에 의해 추진되는 여성의 뉘앙스를 포착하고 있습니다.
귀주이야기의 귀주의 성격은 결의, 회복력, 공감, 그리고 정의에 대한 확고함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귀주는 사회의 부조리함에 직면한 개인의 분투와 열망을 나타내며 흔들림 없는 확고한 인간 정신의 상징을 보여줍니다. 사실 영화의 원제는 추국타관사(秋菊打官司)로 주인공의 이름은 귀주가 아니라 추국, 가을 국화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입니다. 오역으로 귀주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공개됐다고 합니다. 가을 국화와 같이 강인한 생명력과 바른 성정을 가진 여성을 연기한 공리는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 은사자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3. 귀주이야기에서 장이머우 감독이 추구한 리얼리즘
섬세하고 시각적으로 훌륭한 영화 제작으로 알려진 장이머우는 그의 이야기의 감정과 본질을 전달하기 위해 종종 다양한 기술을 사용합니다. '귀주 이야기'에서는 이야기와 등장인물의 진정성을 포착하기 위해 몇 가지 접근법을 사용했습니다. 장이머우 감독은 영화'귀주 이야기'를 촬영할 때 리얼리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귀주 이야기'에서 시골 중국인의 설정을 적나라하게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한듯 실제 장소, 전문가가 아닌 배우, 자연조명을 사용하여 영화 속 분위기를 진실되고 세련되지 않게 연출했습니다. 귀주의 시누 역할인 메이자 역시 전문 배우가 아닌 시골에 사는 여성이었으며 배우들의 진솔한 리액션이나 솔직한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로 찍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촬영했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 같은 촬영 기법 덕분에 장이머우 감독은 영화에서 깊은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장이머우 감독은 배우들의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배우 얼굴에 딱 맞는 프레임을 사용해 그들이 직면한 감정과 과제의 광대함을 강조했습니다. 귀주이야기의 마지막 장면 역시 귀주의 얼굴을 크게 클로즈업 함으로써 모든 일이 귀주 뜻대로 되지 않아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그대로 나타나 당시 귀주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이머우 감독은 영화 '귀주이야기'에서 중국의 문화적 요소와 전통을 잘 드러냈습니다. 시골 마을에서의 다툼 정도는 당사자끼리 대화로 잘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귀주가 북경 공안국까지 찾아가 법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당시 중국의 인간관계 위주로 질서가 유지되던 공동체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귀주와 이장의 다툼이라는 단순한 스토리텔링으로 장이머우 감독은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 기성세대의 질서와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의 충돌을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영화 '귀주이야기'로 장이머우 감독은 1992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여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